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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일본에서는 새로운 학년이 시작되는 시기였다. 그리고 그건 IS학원도 마찬가지였다. 비록 IS학원에는 반수 이상이 외국인으로 ─ 일본인이 아닌 사람이 대다수였지만, 「돈은 우리가 다 내니까 우리 식으로 할거양!」이라는 떼를 일본 정부가 써서 4월에 학기가 시작하도록 되어있었다. 그래서 외국 학생의 경우 ─ 특히 9월 학기를 실행하는 국가의 학생들 ─ 은 9월에 학기를 끝내고 다음 해의 4월에 들어올 수도 없는 입장이라서, 학교를 일찍 끝내고 약 몇 개월을 앞당겨서 졸업한 후에 IS학원에 들어오는 방안을 쓰고 있었다.
그 결과 몇 개월의 기간이 붕 뜨게 되지만 그건 정부의 배려로 어느 정도 해결이 되고 있었고, 그것보다도 문제는 IS학원에 들어오는 학생들의 경우 선행학습이 거의 필수나 마찬가지로 되어버렸다는 것이다. 사실 IS학원에 들어오는 인재들은 대부분이 엘리트, 학업이든 뭐든 특출 난 것이 있는 학생들이다 보니 선행학습은 당연하다면 당연하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자유 시간이 줄어든다는 점에 있어서 약간의 불평이 있다.
(9월 학기의 나라들의 방학이 6월에 실시되기에, 실질적인 단축기간은 2개월로 치명적인 수준은 아니었지만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3개월의 방학이 날라간다는 매우 치명적인 사태였다. 물론, IS학원에 들어오는 건 어느 정도 그 손해에 대한 보상이 된다고 많은 학생들이 생각하고 있는 모양이었지만 말이다)
뭐 … 일본학생의 입장에서는 들어가기 힘든 진학교 수준이지만 말이다.
(물론, IS 적성이라는 반 선천적인 조건이 필수적인 이상 들어가기 위해서는 운이 필요하다)
굳이 2개월을 빨리 수업을 끝마쳐야 한다는 것도 없고, 방학도 정상대로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른 국가에 비해서 어드벤테이지가 있었다. 그건 수십억의 돈을 IS학원에 지출해야 하는 일본으로서의 마지막 발악이라고 할 수 있었다. 「미네시마 유지로」, 「시노노노 타바네」라는 희대의 과학자가 2대 연속으로 배출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둘의 『하아? 국가? 그거 뭐 먹는 겁니까?』라는 태도에 얻은 건 피해밖에 없었던 일본의 소소한 발악이다.
나라 안팍에서 그 둘에 대한 비평이 끊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미네시마 유지로와 시노노노 타바네는 일본인!」이라는 논리를 펼치는 걸 보면 그 두 천재 과학자에 대한 일본과 일본 국민의 평가는 매우 애매모호했다. 아니, 뒤의 논리의 경우는 자기를 위로하려는 나약한 논리에 불과하지만 말이다. 그 유명한 둘에게서 이익을 얻을 것이 없을까 ~ 라는 사고 끝에 나온 것이 그 정도라는 점에서 일본은 어느 정도 동정을 받을 만 하다. 물론, 삽질도 만만치 않았으니 등가교환인지도 모른다.
미네시마 유지로의 파천황적인 행동에 막대한 피해를 입고, 그 피해를 복구하고 있던 와중에 시노노노 타바네가 만들어낸 IS의 간접적인 영향으로 세계 정세의 주도권마저도 반쯤 잃어버린 일본이었지만, 세계 최강의 IS 조종자였던 오리무라 치후유와 그 동생이자 세계 유일의 남성 IS 조종자인 오리무라 이치카라는 인재는 그나마 일본에게는 플러스 쪽으로 향하는 요인이겠다.
4월.
벚꽃이 만발하는 계절.
그리고 말했듯이 학교의 시작을 알리는 계절.
그건 일본 정부의 중요한 재산 ─ 물론 본인 동의는 없다 ─ 인 오리무라 이치카에게도 마찬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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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은 제 것입니다. 아니, 저(僕)의 것입니다!
Route Beta - 8화 - Time is Running O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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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 불편해'
오리무라 이치카(織斑 一夏),
IS학원의 유일한 남성 조종자인 그는 현재 IS학원의 1학년 1반에 있었다.
그에게 집중되는 시선에 그는 매우 불편했다. 반에 앉아있는 대부분의 학생들이 그의 일거수일투족에 집중하고 있었다. 그것도 그럴 것이 남자를 볼 수 없는 IS학원에서 그의 존재는 청일점, 그야말로 IS학원에서 한 명밖에 없는 귀하신 몸이었다. 그리고 동급생은 사춘기의 소녀들, 유일한 남성에게 시선이 집중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이었다.
"오리무라, 이치카군?"
"네, 네엣!"
야마다 마야 선생님의 말에, 이치카는 화들짝 놀라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미안한데 … 이치카 군의 차례인데 … "
"아, 네."
주변의 시선이 그에게 집중되는 걸 느끼면서 입을 열었다.
"안녕하세요, 오리무라 이치카입니다. 아 … 잘 부탁합니다."
"""끝?!"""
그 말만을 하고 자리에 앉는 이치카의 행동에 주변에서 츳코미가 들어왔다. 그것도 그럴 것이 기대를 하고 있던 남성의 자기소개가 이런 것이었으니 … 최소 취미나, 특기 정도는 말해야 되는 것이 아닌가 … ?
'유지라면 좀 더 말을 잘했겠지만 … 나는 그렇게 말이 능하지 않다고'
이치카는 속으로 그의 친구이면서, 가족이나 마찬가지인 '쿠나기사 유지'를 떠올렸다. 중학교 시절 같은 집에서 살면서, 매우 친하게 지냈었는데 … 고등학교 입시 시험 당일, 어디론가 사라진 후로는 전혀 보지 못했다. 치후유 누님에게만 전하고 유럽으로 건너갔다고 하던데 … 그나저나 말도 없이 간 것만은 조금 불만이었다. 자신의 재능을 따라서, 꿈을 찾아서 떠난 것은 이해하지만 말이라도 해줬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것이 그의 감성이었다.
치후유 누님 왈,
「원래부터 마이페이스한 녀석이었잖나」
그건 맞지만 … 그래도 조금이라도 말해주면 좋았는데 말이다.
─드르륵
"미안하군, 조금 늦었다."
"아니, 아닙니다 오리무라 선생 ─ "
문을 열고 들어온 것은 검은색 수트를 입은 오리무라 치후유였다. 그러나, 그녀뿐만은 아니었다. 그녀의 뒤를 따라서 들어온 학생이 있었는데, 그 학생을 보자마자 마야는 입이 한 순간 굳어버렸다. 은발을 길게 기르고, 피부는 빙설을 연상시킬 정도로 아름다웠다. 그리고 몸은 가늘고, 키는 커서 늘씬하면서도 어딘가 고귀한 기품이 있는 소녀였다.
"죄송합니다. 늦었습니다."
"이 녀석은 유 ─ 커험, 유코다. 자세한 설명은 네 입으로 해라."
"안녕하세요, 여러분"
우아한 동작.
그건 마치 고귀한 귀족의 영애가 보이는 그런, 동작이었다.
치마를 살짝 들어올리고, 고개를 살짝 숙이면서 인사를 하는 은발의 소녀.
"프랑스에서 온, 노이슈반슈타인 유코(ノイシュバンシュタイン有子)입니다. 조금 부족한 점도 많겠지만, 여러분과 함께 공부할 수 있게 되어서 영광입니다. 앞으로 잘 지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 우아한 인사와 환상적인 미소에 다들 「멍 ~ 」상태에 빠졌다.
이치카도 그 예외는 아니었다. 그리고, 그녀가 이치카와 눈을 마주치며 미소를 친 순간, 정신이 한 순간 멈춰버렸다.
그 정도로 아름답고, 우아하고, 고귀한 소녀였다. 다른 소녀들조차도 그 모습에 어떤 생각 자체를 할 수 없을 지경이었다.
"하아 … "
그 모습에 치후유는 한숨을 셨다.
" … 자리에 가서 앉아라, ─ "
"예, 감사합니다. 치후유 선생님"
" …… 오리무라 선생님이라고 불러라."
치후유는 복잡 미묘한 표정으로 노이슈반슈타인을 바라보면서 말했다. 그곳에는 뭐라 말할 수 없는 피로감이 있었다. 이치카는 그런 치후유의 모습에, 「조금 패기가 없네?」라는 생각을 했다. 그나저나, 정말 예쁜 소녀는 소녀다. 그 둔감한 이치카조차도 그 소녀가 자리에 걸어가는 모습을 눈이 쫓았다. 아니, 그건 모든 학생들이 마찬가지였다. 맨 뒤, 창문의 옆 자리에 앉을 때까지 시선의 집중은 계속되었다.
"다들 속고 있는 거다 … 커험."
치후유는 헛기침으로 학생들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헛기침 전에 자그마한 목소리로 뭔가를 말했지만, 너무 작아서 타인에게는 들리지 않았다.
"제군들도 알겠지만, IS학원의 수업은 매우 바쁘게 돌아간다. 제군들은 약 반달 안에 기초지식을 외워야하고, 그 후 반달 안에 IS의 기본 동작 정도는 익숙해져야 한다. 이곳에 들어올 정도의 실력이라면 문제 없이 따라올 것이라고 믿는다 ─ 그리고, 내 말에는 무조건 대답해라. 알았더라도, 몰랐더라도 대답을 필수다."
"""네, 네엣!"""
역시나 관운장 … 이라는 인상을 받은 이치카였다.
"자자, 그러면 기본적인 지식부터 먼저 시작할게요 … "
야마다 마야는 잠시 딱딱해진 분위기에, 곧바로 입을 열면서 수업을 시작했다.
◈
이치카는 수업 시간 내내 생각을 하고 있었다. 어디선가 그 소녀를 본 듯한 기억이 있다. 어디서, 라고 물으면 말문이 막혀버리지만 왠지 모르게 저 은발의 소녀가 눈에 익는다. 꼭 많이 본 듯한 기분이 든다. 그러나 곧 고개를 흔들면서 그 생각을 지웠다. 이 정도의 미인이라면, 눈에 띄어서 확실히 기억에 남을 텐데 기억에 남아있지 않았다.
'누구랑 닮은 걸까?'
그러면 자신의 느낌은 그런 이유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누구랑 닮았는지 나올 듯 하면서도 나오지 않았다.
그런 저런 생각을 하고 있는 동안에 수업이 끝나버렸다. 마야 선생님의 수업이 이해가 잘 되지 않는 건 아니었다. 오히려 이해는 잘 되었다. 이치카 같은 초보자도 ─ 어디선가 들어본 것 같네 … ─ 라는 생각을 할 정도로 잘했다. 아니, 이건 잘한 건 아닌가? 어쨌든 이치카는 수업에는 별로 문제가 없었다.
"저기 있다. 꺄악, 세계에서 유일한 남성 IS 조종자!"
"남학생이야! 남학생이야! 중요한 거라서 두 번 말했어!"
"뉴스에서도 봤어!"
"역시 여기에 왔구나"
"누군가 말을 걸어봐."
"네가 걸어봐."
주변에서 수군거렸지만, 이치카는 수업이 끝나자마자 일어서서 한 명을 향해서 걸어갔다.
"이치 ─ "
"저기 … "
호키가 이치카에게 다가가서 말을 걸려고 했지만, 아쉽게도 호키의 말을 묵살당했다. 이치카가 원해서 그런 건 아니었지만 말이다. 의외로 하나의 집중을 하면 주변이 보이지 않는 듯한, 그런 집중력을 발휘할 때가 이치카에게는 종종 있었다.
"응? 저에게 무슨 일이라도 있으신가요?"
그리고, 이치카가 말을 건 소녀는 은발의, 치후유와 함께 들어온 소녀였다.
"저, 저 소녀는 누구야?!"
"완전히 레벨이 다르잖아?! 저거 뭐야?!"
"한 명뿐인 남자라고 하더라도 결국에는 강자독식이라는 건가?!"
"나누어 가질 생각이었어?!"
주변에서는 소근소근.
"저, 예전에 어디서 만난 적이 있지 않은 가요?"
"예전에요? …… 후후, 그건 어디서 터득한 스킬인가요."
"네, 네?"
"그건 그렇고, 이것이 첫 만남입니다. 물론, 꿈에서 ─ 라는 난망이 있는 답도 있겠지만요."
"그, 그런 건 아닌데 … "
"후후 … 만난 적은 없지만, 이게 좋은 첫만남이 될 수는 있겠지요."
은발의 소녀는, 노이슈반슈타인은 어디까지나 우아하게 웃으면서 대답했다.
"우, 우아아아 ─ !"
"아가씨야! 여기에 진정한 아가씨가 있어!"
"오토메(乙女) 수치가 천정부지로 솟아 오르고 있어!"
"오투메 수치 53만이야! "
"그리고 변신을 남기고 있겠지?! "
"혹시 청순(초기단계), 복흑(1단 변신), 츤데레(2단 변신), 쿨데레(3단 변신)라는 4단계를!?"
그러나 반면에 이치카는 그런 소녀의 태도에 조금씩 그 자신의 감각의 저울이 「틀렸다」쪽으로 기울여졌다. 어디가, 라고 딱 집어서 말할 수는 없지만 만난 적이 없다, 쪽으로 기울어지고 있었다. 그러나 아직까지 완벽하게 기울어진 건 아니었다. 그리고 왠지 모르겠지만, 노이슈반슈타인이 뭔가를 감추고 있는 듯한, 연기를 하는 듯한 기분이 든다.
'으, 응 아닌가? 어디선가 만난 듯한 느낌이 분명히 들었는데'
"그럼, 저는 이만 실례하겠습니다. 오리무라 이치카 군"
"으, 응 ─ ?"
순간, 그 「오리무라 이치카 군」이라는 말이 어딘가 귀에 익었다. 그래서 다시 한 번 물어보려고 이치카를 지나쳐서 밖으로 나가는 노이슈반슈타인을 따라가려고 했지만 그의 앞에 이치카에게 익숙한 얼굴이 나타났다.
"이치카! 잠시 나를 따라와라!"
"에, 에 … 호, 호키?! 갑자기 왜 ─ "
"남자라면 잔말 말고 따라와라!"
그건 노이슈반슈타인이라는 강적의 등장에, 그것도 그 둔감한 이치카가 먼저 말을 걸었다는 것에 의한 일종의 경계심리였다.
◈
"우, 우웨에에에엑 ─ !"
[ ─ 자기 혐오에서 나오는 헛구역질이군요]
"어, 어쩔 수 없어 … 이, 이건 필요한 조치야"
[후우 … ]
"속이려면 평상시부터 완벽해야 해. 어중간하면, 들켜."
[그렇지만 자기에게 돌아오는 데미지가 상상 이상이지만요]
"즐려라즐겨라즐겨라즐겨라 … 힘든 일도 즐기면 된다 … "
[그 말 자체가 어딘가 잘못되어있지만요]
"좋아 … 즐기면 되는거야. 후후후, 이치카 녀석을 놀려주는거지 … 후후후"
[아 … 아까전에도 그렇게 말하고 실제로 실행하고 나서는 막대한 데미지를 입고 있지만요]
◈
1학년 4반에서도 1학년 1반과 똑같이 자기소개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곳에서도 오리무라 이치카와 같은 남자는 없었지만 시선이 한곳으로 몰리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었다. 소녀는 매우 눈에 띄는 외모를 하고 있었다. 긴 흑발을 길게 기른 소녀였는데, 그녀를 표현하는데 긴 말을 필요 없었다. 경국지색, 한 번 보면 혼이 빠져나갈 정도의 외모 ─ 다소 과장이 있지만, 그 말을 쉽게 부정할 수 없게 만드는 마력이 그녀에게는 있었다.
"미네시마 유우다. 잘 부탁한다."
"아, 아 …… 그럼 다들 친하게, 지내고, 다음 분"
그러나 말투는 외모에 맞지 않게 다소 남자스러웠다.
"우, 우와 … 엄청난 미인"
"학교에서도 1, 2위를 다투지 않을까?"
"누, 누가 비견될 사람이라도 있을까?"
"그나저나 미네시마라니 혹시 … "
"아니아니, 미네시마라는 성은 의외로 일본에서는 흔한 성이니까 ─ "
주변에서 수근거리는 소리가 유우의 귀로 흘러 들어왔다. 소녀들은 다들 작게 유우에게 들리지 않도록 말하고 있었지만, 유우에게는 그야말로 바로 옆에서 말하는 것처럼 들렸다. 그러나 들려오는 건 잡담과 겉치레 ─ 유우는 이내 소녀들의 잡담에서 신경을 돌리고 현재 그녀 자신의 처지를 생각했다. 어째서 그녀가 이곳 'IS학원'에 있는 걸까 … ?
'러브크래프트, … 이해하기 힘든 남자야'
그 사고방식은 거의 광인의 영역이다.
사고에 필요한 정보가 부족한 것도 있겠지만, 불가사의한 명령이다.
이곳에 들어와서 무슨 일을 하라는 걸까 ─ 그냥 IS학원에 들어가라는 명령만 받았지, 그 이후는 없었다.
'그래도, 오라버니를 멈춘다는 면에서는 ─ '
그래도 그녀가 비교적 온순하게 러브크래프트에게 협력하고 있는 이유는 목적이 같았기 때문이다. 물론, 목적에서도 일부만 같고 그 다음은 다르겠지만 말이다. 러브크래프트가 『시스템』의 파괴를 원한다는 건 알지만, 그 이유가 유우하고는 다르다는 느낌을 유우는 받고 있었다. 그래도, 현재 유우의 오라버니 ─ 미네시마 유지 ─ 에게 대항할 수 있는 인간은 그 정도 … 선택의 여지는 없었다. 어차피 독약과 감금이라는 수단으로 자유가 없기도 했고 말이다.
"사라시키 칸자시 … 잘 부탁 드립니다."
사라시키(更識)라는 말에 유우는 잠시 생각을 그만두었다.
푸른 머리에 안경을 쓴, 조금은 내성적으로 보이는 소녀였다. 그러나 사라시키라면 러브크래프트의 적 ─ 현재 세계 정세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세력이었다. 가문(家門)이라고 표현하기에는 그 범위가 크고, 이제 더 이상 혈연만으로 그 경계를 두고 있지 않은 듯 하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기는 하지만 ─ 그런 가문의 소녀와 한 반이 되다니 …
" ── 어디까지 네 손 안에서 움직이고 있지, 러브크래프트"
◈
"잠시 시간 괜찮으신가요?"
"헤?"
2교시 수업이 끝나고 책상에 앉아있던 이치카에게 청아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말을 건 소녀는 풍성한 금발을 기른 소녀였다. 약간의 롤이 걸린 머리카락은 고귀함을 나타내고 있는 것만 같았다. 실제로 어딘가의 아가씨와 같은 분위기가 그녀에게는 있었다.
"듣고 있어요? 대답은?"
"아, 아아 … 듣고 있는데, 무슨 일이야?"
"뭡니까, 그 대답은. 제가 이야기를 걸어드리는 것만으로도 영광인데, 그에 걸맞는 태도가 있을 텐데요?!
솔직히 이치카는 이런 류의 소녀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IS를 사용할 수 있는 건 여자뿐 = 여자는 남자보다도 우월하다』, 라는 생각을 가진 소녀는 말이다.
"미안해. 나, 네가 누군지 모르고"
솔직히 말하면 들은 것도 같기는 하지만, 치후유 누나가 담임이라는 것이 더 놀라웠고, 노이슈반슈타인의 이미지가 너무 강해서 다른 소녀들의 이미지가 옅어져 버렸다. 확실히, 그 소녀의 강렬함은 뭔가 다른 소녀들과는 다른 점이 있다. 응? 강렬함 ─ ? 거기까지 생각하고 이치카는 잠시 자신의 생각을 재고했다. 노이슈반슈타인은 얌전한 것이, 강렬함과는 조금 거리가 있다. 존재감이라면 있지만 그걸 강렬함이라고는 표현하지 않는다.
'어째서 … 아니, 그쪽이 더 어울린다고 생각하고 있는 건가?'
어쨌든, 그런저런 이유로 세실리아는 이치카의 뇌에서 자리를 아주 조금만 차지할 수 있었다.
"저를 몰라야? 이 세실리아 올코트를?! 영국의 국가대표후보생이면서 입시 수석의 저를?!"
"응 ─ 입시수석?"
그 때 한 금발의 소녀가 중얼거렸다. 금발을 기른 것이 귀여운, 소녀였다. 세실리아처럼 고귀하다는 느낌이 들면서도 어딘가 그 고귀함의 종류가 달라보였다. 그 소녀는 노이슈반슈타인의 옆에 존재하고 있었는데 그 노이슈반슈타인의 옆에 있어서도 그 외모가 비견될 수 있는 소녀였다. 아니, 외모로만 따지면 세실리아도 어느 정도 비견될 수 있지만 ─ 왠지 모르게 노이슈반슈타인에게는 외모도 외모지만 그 이상의 존재감이 있었다. … 이런 생각을 하는 이치카는 아마도 조금 그녀에게 끌리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건, 유코가 차지했잖아."
"그랬었나요?"
"응, 오리무라 선생님이 말하길 … 전 과목, 실전 포함해서 만점이라고 ─ "
만점.
그것도 실전을 포함해서, 라는 말에 그 말을 들은 주변의 소녀들이 굳었다.
"마, 마, 만점?!"
"그러니까 영국 대표 후보생이 입시 수석일 리가 없는데?"
"다, 당신 ─ 아니, 그 이전에 그 말은 진짜인가요! 저는 분명히 제가 수석이라고 들었는데요!?"
"그건, 유코가 조금 시험을 늦게 봐서 그럴걸 … 유코의 경우는 특별하니까"
"당신 ─ !"
세실리아의 눈길이 금발의 소녀에게서 은발의 소녀, 노이슈반슈타인으로 옮겨갔다.
"이 말은 진짜인가요?!"
"샤르가 말했다면 진짜겠죠. 저는 점수 따위에는 별로 관심이 없어서 … 그런 자잘한 정보는 샤르한테 맡겨놓으니까요"
"따, 따위?! 자잘?!"
세실리아는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는 노이슈반슈타인의 말에 뒷목을 쓰러질 것 같이 흥분했다. 아니, 만약 그녀가 한국 드라마의 등장 인물이었으면 지금 당장 쓰러져서 병원으로 실려가도 이상하지 않다. 묘하게 이런 수법을 잘 쓰는 것이 한국 드라마니까 말이다.
"아직 대표후보생 정도밖에 되지 않으면서 … '영광'이라느니, '태도'라느니라고 말하는 사람보다는 뛰어난 건 확실하니까"
"뭐, 뭐라고요?! 당신은 누구인데, 저에게 이런 망언을 ─ !"
"프랑스 출신, 샤를로트 뒤누아야."
그 소녀, 샤를로트는 세실리아를 조금 노려보는 듯한 ─ 물론, 살짝이다 ─ 눈길로 바라보았다. 그 눈길에 세실리아도 샤를로트의 눈길에 대항해서 샤를로트를 노려보았다. 아마 이것이 만화였다면, 둘의 사이에서는 번개가 '찌지직'하고 흘러나와도 전혀 이상하지도 않을 그런, 분위기였다.
"프랑스 … 그렇군요, 프랑스군요."
"응. 그쪽은 영국 출신이라고 했지?"
"흥, 이제서야 겨우 이그니션 플랜에 참가한 ─ 남이 다 만들어놓은 잔치상에 끼어드는 무례한 국가 출신답게 예의를 모르는군요."
"헛된 옛 영광이나 들먹이면서, 잘난 척 하고 다니는 사람보다는 낫지"
"뭐라고요?!"
"틀린 말 했나?"
프랑스와 영국.
둘의 사이는 역시나 별로 좋지 않았다. 그리고 샤를로트의 입장에서는 갑자기 큰 태도로 남에게 윽박지르는 세실리아의 모습이 별로 좋게 보이지 않았던 것도 이유가 된다. 또 '수석입학'이라는, 사실은 다른 사람의 것 ─ 노이슈반슈타인의 것 ─ 을 자신의 것처럼 말하는 그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도 있었다. 뭐, 결국에는 자존심 싸움? 그런 걸로 이어진다.
"결투에요!"
"좋아, 받아들이겠 ─ "
"잠시 기다리세요."
샤르가 응수하려는 순간에, 노이슈반슈타인이 자리에서 일어나서 둘 사이에 끼어들었다. 그 움직임이 너무나도 자연스럽고, 고요하고 빨라서 세실리아는 한 순간, 멍하게 그 노이슈반슈타인의 움직임을 바라보고만 있을 수밖에 없었다.
"샤르 대신에 제가 대응하도록 하죠."
"조, 좋아요 … 제가 최고라는 걸 가르쳐드리죠!"
"그렇지만, 먼저 세실리아 양이 저 이치카 군과 결투를 한 다음에 말이죠."
"네?"
"하?"
갑자기 다시 자신에게로 대화가 돌아온 이치카는 입을 멍하니 벌렸다. 샤를로트의 등장으로 자신은 이미 그 화제에서 흘러나왔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이치카이기에, 이 때의 노이슈반슈타인의 갑작스러운 말에 대응할 수 없었다.
"저 소년도 교관을 쓰러트렸고 말이에요."
"뭐, 라고요?!"
"그렇죠?"
"으, 응."
이치카는 머리를 긁으면서 대답했다. 사실은 시작하자 마자 달려온 교관 ─ 마야 선생님 ─ 을 피했더니 교관이 스스로 리타이어 해버린 것뿐이었지만, 그걸 굳이 말하지는 않았다.
"믿, 믿을 수 없어요!"
"흥. 자신의 마음에 안 들면 모두 믿을 수 없는 거지?"
"뭐라고요?!"
"샤르, 싸움은 걸지 마세요. … 어때요? 상대할 가치가 있겠죠?"
" …… 좋아요! 도망치지나 마세요! 저 남자의 다음에는 바로 당신, 노이슈반슈타인일 테니까요!"
손가락으로 노이슈반슈타인을 가리키면서 세실리아는 선언했다. 그 말에 노이슈반슈타인은 그저 미소를 지으면서 딱히 말로 대응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런 여유만만의 태도에 세실리아는 「흥!」이라는 소리를 모두가 들리게 내면서 다시 제자리로 돌아갔다. 그리고 노이슈반슈타인도 곧 앉았고, 멍하니 그녀를 보고 있었던 이치카에게 가볍게 손을 흔들어왔다.
그 후 들어온 오리무라 선생님의 ─ 「모두 자리에 앉아라」라는 말에 이치카는 무슨 말을 할 기회를 놓쳐버렸다.
" …… 저, 저기요? 제 의견은 ─ ?"
그 말에 대답하는 사람은 없었다.
아니, 오리무라 치후유의 책 어택만이 작렬할 뿐이었다.
◈
"하아 … 도대체, 어째서 내가 결투를 … "
이치카는 수업이 끝나고, 한숨을 쉬면서 학교의 건물에서 나왔다. 다른 학생들은 모두 집으로 돌아가고, 소수의 소녀들만이 남아서 이야기를 하고 있을 뿐이었다. 지금은 학기가 시작했을 뿐이라서 그런지 부활동을 하고 있는 소녀도 없었다. 그런데 어째서 이치카만이 이렇게 늦게 나왔냐고 하면, 그건 바로 누나인 치후유와의 상담 때문이었다.
─"어째서 갑자기 결투라는 이야기로 흘러간 거냐?"
─"그게, 그 노이슈반슈타인이 ─ "
─"됐어. 더 이상 말하지 않아도 된다. …… 하아."
─"누, 누나?"
─"오리무라 선생님이다. …… 유코 녀석, 도대체 이게 무슨 짓이냐."
─"설마 아는 사이야 … ?"
─"후우 …… 너도 아는 사이다."
─"에?"
─"일을 늘려주는 군 … 넌 이만 가봐라, 나는 일이 있다."
세실리아와 이치카가 결투를 하게 되었다는 말에 치후유에게 수업이 끝나고 불려가서 이야기를 했다. 물론, 사실은 이 대화 이전에 IS학원은 어떠냐, 등의 여러 가지 자잘한 대화가 있었지만, 나오기 직전의 대화는 바로 이것이었다. 어쨌든, 그런 대화 때문에 그는 현재 숙고에 빠져있었다.
"아는 사람이라고?"
그렇지만 떠오르는 사람은 없다.
아니, 만난 사람이라는 말은 없었으니, 간접적으로 연결된 관계인지도 모른다.
" …… 그나저나 하늘이 높네."
멍하니 하늘을 올려다봤다. 목을 크게 뒤로 올려서 하늘을 바라본다. 생각나지 않는 것을 계속 생각해도 나오는 건 없겠지, 그리고 이미 상대가 모르는 사이라고 했는데 그것을 계속 파보는 것도 조금 예의가 아닌 것 같았다. 아니면 치후유 누나가 조금은 말을 생략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예를 들면, 유지의 친구라던가 …
"응?"
그 때, 옥상에서 휘날리는 흑발을 보았다.
그걸 본 건 우연이었다. 하늘을 바라보는 이치카의 눈길에, 그 흑발이 우연하게 들어왔다. 그리고 이치카는 무의식적으로 다시 학교로 발을 옮기고 있었다. 그리고는 천천히 옥상으로 올라갔다. 이치카에게도 딱히 어떤 목적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아니, 지금의 그에게는 깊은 생각이라는 것이 없었다. 그저 몸이 움직이는 데로, 마음이 움직이는 데로 움직이고 있을 뿐이었다.
─덜컹
그곳에는 한 소녀가 서있었다.
흑발을 길게 기르고, 아름다운 피부를 가진 소녀였다. 날씬하면서도 나올 곳은 나온 몸매는 매우 여성스러웠다. 그리고 그 얼굴은 정말로 아름다웠다. 경국지색, 이라는 건 이런 것에 쓰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노이슈반슈타인과 비슷한 수준의 미인이었다. 아니, 둘의 얼굴이 왠지 모르게 겹쳐 보이는 이차키였다. 둘이, 어딘가 닮았다고 느껴졌다.
"응?"
"아, … 예전에 어디서 만나지 않았어?"
"아니, 그건 불가능하다."
"예전에 어디, 아니 학교의 축제에서 ─ ?"
"누구랑 헷갈리는지 모르겠지만, 착각이다."
소녀의 얼굴은 딱딱했다.
어딘가 꽁꽁 얼어버린 듯한 이미지가 연상되었다.
"나는 지금까지 만난 인간의 얼굴은 하나도 잊어먹지 않았어. 그렇지만, 그 중에 네 얼굴은 없어."
"에 … ?"
"그리고 그건 어디서 터득한 스킬이지? 그런 건 도심에 가서 하도록."
"아니아니. 그런 건 아닌데 ─ "
이치카는 속으로 『노이슈반슈타인에게서도 똑같은 소리를 들었지』, 라는 생각을 했다.
역시 이 소녀와 노이슈반슈타인은 어딘가 비슷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응, 확실히 비슷하다.
"그나저나 그 쪽이 오리무라 이치카겠군. 이 학원에서 남자는 한 명뿐이니까 말이야."
"아, 응 … "
"흠 … 어째서 그대 혼자만 IS를 운용할 수 있는 걸까 … 매우 신기하군."
"그, 그래?"
이치카는 가까이 다가와서 그를 살피는 소녀 때문에 약간 심장이 뛰었다. 둔감한 그답지 않게, 소녀를 의식하고 있었다. 아니, 원래부터 소녀들의 마음에는 둔감하기는 하더라도, 직접적인 행동에는 평범했으니까 평상시와 다르지 않는 건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그런 이치카의 마음을 모르는지, 소녀는 이치카의 몸을 몇 군데 만져본 다음에는 그의 몸에서 떨어졌다.
"그, 그나저나 그 쪽은 어떻게 돼?"
"미네시마 유우, 내 이름이다."
"미네시마 … ?"
미네시마, 그 성에 미네시마 유지로가 떠오르는 건, 아마도 이 세상에서 교육을 받은 사람의 특징이겠지.
"그럼, 나는 이제 슬슬 돌아가겠다. 오래간만의 밖의 세계를 즐기고 싶다."
"응 … ?"
"그나저나 평범한 사람들은 그저 땅을 바라보면만 사는군. 하늘을 바라보면서 사는 사람이 의외로 적어."
하늘을 올려다보면서 말하는 유우. 그녀의 얼굴은 어딘가, ─ 자조적이었다. 쓴웃음이라고 해야 할까, … 어쩔 수 없다는 듯한 분위기가 그녀에게서는 느껴졌다.
"아, 저녁이라도 같이 먹지 않을래?"
" …… 필요 없다. 오늘은, 일단은 사양하지."
"그래 … ?"
"그리고 자네도 특이하군. 나 같은 여자에게 저녁을 권하다니."
유우는 중얼거렸다.
이치카는 그런 말을 하면서 떠나가는 유우를 조용히 떠나 보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혼자 있고 싶어하는 것 같았기에 심하게 권하지는 않았다.
"다음에 보지, 오리무라 이치카."
그런 이치카를 향해서, 유우는 손만 들어올린 채로 뒷모습만으로 작별의 인사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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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에루입니다.
좋은 설 보내셨나요? 저는 보통이었습니다(먼산)
어쨌든 이번편부터 제2기의 본편적인 시작.
사실 너무 서론이 길었다는 생각이 듭니다(머어엉)
뭐, 어떻게 이야기가 달라질지에 대한 걸로 7편이 소요되었다고 생각하면...;
어쨌든, 저번편과는 인물관계가 조금 달라집니다. 넵.
그럼, 이제 본격적인 Beta 루트를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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